살아있는 모든 것은 혼을 지닌다. 혼이 없는 육체는, 그냥 시체일 뿐이다. UIA 2017 Seoul의 주제는 “도시의 혼”이다. 인간의 삶의 터전인 도시와 건축 속에, 녹아 있는 혼에 대해 자각하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며 출발한다.
“닭은 내부와 외부로 이루어진 동물이다. 외부를 제거하면 내부가 남는다. 내부마저 없애게 되면 이제야 혼(Soul)을 보게 될 것이다.” 장 뤽 고다르가 묘사하는 닭처럼, 도시 역시,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내부와 외부로 이루어져 있다. 도시의 외부란, 원경으로 보여지는 도시 외관을 뜻할 수도 있고, 마스터플랜 같은 체계에 의해 통제된 도시의 전체 형상으로 비유될 수도 있다. 도시의 내부는 광장이나 길, 또는 주요건물 등과 같은 도시의 내장기관들로 연상될 수 있겠다. 이러한 내 외부들이 합쳐져 도시의 온전한 육체(Body)를 형성한다. 그렇다면 과연, 도시의 혼이란 무엇인가? 명쾌하게 답하기란 쉽지 않으나, 분명한 것은, 물질적인 육체와는 달리 혼은 비물질적인 요소라는 점이다.
혼은 정신(Spirit)과도 구별된다. 정신은 줄곧 역사 속에서, 객관적 이성, 집단적 가치, 신격 존재의 세계, 초월적 의지 등을 표현할 때 사용되던 상징성을 지닌다. 근대 건축의 화두였던 ‘시대정신(Zeitgeist)’이 대표적이다. 반면, 혼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소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적 삶 속에서 축적된 기억, 감정, 열정 등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형성된다. 혼 자체는, 비록 한 개인의 것이라 할지라도,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시시각각 변화할 수 있다. 심지어 선과 악, 기쁨과 슬픔, 사랑과 증오처럼 대립되는 감정들이 동시에 공존하는 모순적 상태가 아무 문제없이 펼쳐진다.
인간처럼, 인간의 도시에 있어서도 혼은 근본적인 요소이다. 도시를 되살리려 한다면, 개선시킬 것은 그 육체뿐만은 아니다. 도시의 혼을 일깨워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특정 장소에만 속해 있는 고유한 혼의 가치를 찾는 것이다. 인간이 지닌 혼처럼, 도시의 혼도 의지와 무관하게 저절로 형성된다. 또 다른 도시의 것과 구별되는 개성을 지닌다. 어느 도시의 혼은 인위적으로 창조, 가공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스스로 존재하며 “발견되는” 것뿐이다.
1) 도시를 다면적으로 재건하는 역할의 인식
2) 도시에 생동을 부여하는 건축 범위의 확장
3) 도시인들의 미래 가치를 세계적으로 교류
4) 건축인들과 도시인들이 고민할 담론과 개념의 형성